인형 같은 외모와 부러질 듯 잘록한 허리. 투명한 피부와 에메랄드빛 눈동자 덕분에 살아있는 ‘엘프’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끈 모델이 있죠.
’98년생 독일 모델’이라는 별명으로 유명세를 치렀던 클로에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 모델로 활동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C사의 전속 모델로 활동한 그는 ‘김애란’이라는 한국 이름도 가지고 있을 만큼 한국 사랑이 넘쳐났죠.
최근 K 뷰티와 K 패션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으면서 국내 뷰티 시장이 글로벌적 영향력을 자랑하는 중인데요.
세계 각지의 모델들도 K 뷰티 업계와 일하고자 한국을 찾는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클로에 역시 한국에서 모델 경력을 쌓고자 K 뷰티 시장의 문을 두드렸고 SNS 팔로워만 80만 명을 보유한 유명 인플루언서로 성장했죠.

속이 비칠 듯 새하얀 우윳빛 피부와 얼굴의 절반을 차지하는 커다랗고 영롱한 눈망울은 팬들이 꼽는 클로에의 매력 포인트인데요.
얼굴, 피지컬, 분위기까지 모든 걸 갖춘 클로에는 뭘 입어도 착 달라붙은 완벽한 자태로 ‘피팅 모델계 생태계 교란의 주범’이라 불리며 수많은 모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예뻐 나도 모르게 저장 버튼을 꾹 누리게 된다는 클로에가 어느 순간 사라져 팬들의 궁금증이 높아졌는데요.
2020년 2월 이후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오지 않아 의문을 자아냈습니다. 수개월이 흘러 다시 등장한 클로에는 충격적인 발언을 하는데요.

그는 한국 팬들에게 사랑받던 엘프녀 클로에는 “내가 아니다”라고 말해 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녀는 새로운 인스타그램 계정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을 클로에도 김애란도 아닌 프레데 리케라고 소개하며 근황을 전했죠.
클로에와 김애란은 한국에서 활동한 C 업체에서 만들어준 인물일 뿐이었다는 것인데요.
2018년 대학 졸업 후 패션모델을 시작하면서 한국에 온 리케는 C 업체의 활동 제의를 받게 됩니다.

유럽에서 상당한 인지도가 있었던 C 사였던 만큼 기쁜 마음으로 전속계약을 체결하는데요.
해당 업체의 패션 스타일이 평소 자신의 타입과 맞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각광받는 스타일에 익숙해지고자 노력합니다.
다만 활동 초기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식생활도 맞지 않아 고생을 하는데요. 인생 최저 몸무게를 기록할 정도로 깡마른 모습을 보여주죠.
이후 한국생활에 익숙해지며 건강을 회복하지만 회사는 오히려 리케가 건강 회복을 반기지 않는 태도를 보여주는데요.

리케와 항상 함께 활동하는 스타일리스트는 다이어트를 강력하게 어필하고, 한국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리케에게 식습관마저 과도하게 간섭합니다.
리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추운 겨울 산속 캠핑장에서 촬영하다 겪은 일을 폭로하기도 했는데요. 사연을 들은 네티즌들은 충격을 금하지 못했죠.
당시 식사 시간에 쌀밥을 퍼 오지 않고 국만 퍼 온 리케에게 스타일리스트는 “왜 밥을 먹지 않느냐. 다이어트 중이냐?”라고 물어보는데요.
밥과 국을 함께 먹는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리케는 사정을 말하고 잔소리를 듣는 것이 싫어서 “다이어트가 맞다”라고 답합니다.

그러자 스타일리스트는 “다이어트 중이면 국도 먹지 말라”라며 리케의 그릇을 빼앗아 치워버리죠. 과도한 간섭은 이뿐만이 아니었는데요.
회사에서 머리를 단발로 짧게 자르라고 요구해서 머리를 잘랐는데 결과적으로 리케도 회사 입장에서도 원하지 않았던 ‘너무 짧은’ 길이의 헤어스타일이 된 것이죠.
어쩔 수 없이 무척 짧아진 헤어스타일로 회사에 출근했을 때 스타일리스트는 리케에게 “못생겼다”라며 대놓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SNS에 올라온 사진들이 자신과 다르다는 괴리감이었는데요.

많은 네티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인스타그램의 일상 사진도 회사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죠.
리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자신의 모습은 ‘진짜’가 아니었고 회사가 만들어낸 이미지였다는 점이 괴로웠다고 고백합니다.
뿐만 아니라 회사는 리케의 인스타그램 계정 비밀번호를 바꾸는 등 아예 리케가 해당 계정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회사 측에서 온전히 계정을 관리하기까지 하죠.
결국 리케는 회사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불만과 서러움이 폭발해 계약을 종료하고 독일로 떠납니다.

회사를 떠난 리케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진짜’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드는데요.
풀 메이크업에 완벽하게 갖춘 모습은 아니지만 편안한 복장과 민낯은 오히려 보는 이를 편안하게 했죠.
평소 피부가 약한 편이라 촬영 외에는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리케는 다크서클과 여드름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하는 등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리케는 다시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는데요. 팬들 역시 하루빨리 모델로서 활동에 복귀하길 바란다며 응원의 말을 이어갔죠.

한편, 회사와의 계약이 종료되었음에도 회사 측은 자신의 인스타 계정과 사진 등에 대한 권한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공식적인 촬영 사진이 아니라 일상 사진까지도 향후 5년간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분쟁의 소지가 남아 있음을 전했습니다. 물론 스타들에게 만들어낸 이미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죠.
하지만 실제 자신의 모습과 괴리감이 크다면 말이 달라지는데요.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인에게 한국식의 영업방식을 강요하며 그들의 개성을 무시하는 업계의 관행은 이제 사라져야 할 문화입니다.
앞으로는 리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자성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