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가지고 있으면 값이 오르는 명품이나 부동산과 달리 자동차는 대표적인 감가상각 자산인데요.
연식에 주행거리, 그리고 부품 마모까지 겹치게 되니 자동차가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이 떨어지는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중고차 가격이 오히려 신차보다 비싸다는, 세상의 상식을 뒤집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는데요.
알고보니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신차 대기 기간이 무한정 늘어나는데다 신차 옵션까지 하락하면서 중고차의 가치가 급상승 했다고 합니다.
반도체 수급난의 장기화로 인해 중고차 가격은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는데요.
미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출시 1년차인 자동차는 신차보다도 평균 1.3%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1.3%라는 수치는 가솔린이나 디젤 차량을 기준으로 한 수치고,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구하기 힘든 귀한 고가 차량은 이보다도 훨씬 높은 가격을 받고 있죠.
그렇다면 평균치를 훨씬 넘는 수준으로 값을 받을 수 있는 중고차들은 과연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한데요.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차는 벤츠의 G바겐으로, 신차대비 중고차 가격이 무려 35%나 올랐습니다. 신차를 뽑는 것보다 중고차를 사려면 7,500만원이 더 필요하죠.
쉐보레 콜벳도 만만치 않습니다. 콜벳은 신차대비 중고차 가격이 20.2%나 인상되었죠.

특히나 콜벳의 경우 출시한지 겨우 2년 밖에 되지 않는 차량이지만 예전부터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높아 앞으로도 더욱 인상이 될 전망입니다.
이외에도 테슬라 모델 3는 17.8%, 보드 브롱코 스포트는 16.4%, 쉐보레의 트레일 블레이저는 15.6%의 인상률을 보이고 있죠.
이번 사례가 극히 이례적이지 본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대로 자동차는 투자재로써는 최악의 재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모든 부품이 소모재로 이루어져 있는만큼 감가상각도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1금융권에서는 부동산이나 예적금으로는 담보 대출이 가능하지만 자동차로는 담보 대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자동차를 잘 관리한다면 감가상각의 속도를 어느정도 늦추는 것은 가능할텐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감가율보다 차량유지비로 들어가는 비용이 더 많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효용성은 바닥일 수밖에 없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가지고 있는 차량이 단종되면 부품 수습에 들어가는 비용도 덩달아 높아지겠죠.

그렇다면 평상시대로라고 가정했을 때 차량의 가치는 어느 정도로 하락할지 살펴볼까요.
차량은 신차를 구입하는 시점에서부터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차량구입을 하면서 수수료와 세금을 납부하니 그것만으로도 일주일 만에 10%의 가치를 잃어버린 셈이죠.
관련 업계의 자료에 따르면 1년차 신차는 30.5%, 2년차 중고차는 7.7%, 3년차에는 6.8%의 감가상각이 누적 발생된다고 합니다.

고급차들은 감가상각이 이보다 더 빠르다고 하니, 자동차가 투자 수단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이런 자료가 사람들의 인식이다보니 현재 중고차 가격 폭등 현상은 쉽게 믿기 힘들 수밖에 없는데요.
우리나라 네티즌들 대부분이 ‘딜러의 장난질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이트 가격을 높게 책정해두었으니 간혹가다 여기에 속아 중고차를 비싸게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죠.

미국에 살았다면 바로 중고차 처분하고 돈을 벌었다는 사람도 있고, 한국 중고차 시장 상황도 비슷한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한국도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신차보다 중고차 가격이 더 높은 모델이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기아 텔루라이드와 프라이드, 현대 엑센트 세 가지 모델이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특히 텔루라이드는 2019년 출시 이후 미국에서 큰 사랑을 받아 신차 가격마저 인상되었던 전적이 있는만큼 지금은 돈이 있어도 못사는 차가 되어버렸죠.

업계에서는 올 4분기는 접어들어야 중고차 가격이 서서히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보고 있는데요.
반면 2025년까지 반도체 수급난으로 중고차 가격 폭등이 이어진다고 하는 전문가도 있는만큼 상황은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